여행기
  울릉도에 신혼 여행을 오신 하주님의 글 옮김(2001) 게시물 포워드
작성일: 2007/02/28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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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16일 삐침이와 차돌이는 드디어 뜨거운 연애 10년 만에 결혼을 했다. 둘이서 잘 살아보자며 말이다. 그리고 첫날밤을 새롭게 단장한 신혼집에서 찐하게(?) 보내고 새벽 4시에 신혼여행길에 나섰다. 둘이서 큰배낭 작은 배낭을 하나씩 둘어메고 말이다. 신혼여행만은 나에게 모든것을 맏기고 신랑은 무조건 따라만 오기로 했다. 고민고민을 하다가 물망에 떠오른 곳이 태국과 백두산. 울릉도였다.

우리나라사람들이 많이 가는 제주도는 우리는 둘다 다녀왔고 다시는 가기싫은 여행지 1순위다. 그래서 처음부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2주전 난 아가씨때 마지막으로 엄마를 모시고 제주도를 다녀왔다.(우리 엄마는 제주도를 가신적이 없다. 그리고 가고 싶어 하셨다.) 여전히 제주도는 갈곳이 못된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인심은 더 나쁘고 관광지 특유의 사람들의 거만고 불친절이 절절이 느껴졌다. 그리고 섬은 섬대로 관광지로 만든다고 너무 많은 훼손이 되어 있었다. 제주도 만의 특별한 색깔이 없었다. 느낌이 없는 그런곳이라서 난 제주도가 싫다. 엄마도 제주도는 생각보다 안좋다고 다시는 안간단다.

아직 한번도 해외 여행의 경험이 없는 신랑을 위해서 생각한 간단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 태국이나 백두산이었고 울릉도는 작년여름 갈거라고 포항까지 갔다가 장마로 다시 되돌아온 기억이 있는곳이었고 낚시와 등산을 같이 즐길수 있는 곳이었기에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이 문제였다. 나야 지금이 방학이니 남아도는게 시간이었고 신랑은 최고로 길게 10일 휴가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태국을 간다며 가는데 오는데 2틀이 죽고 그리고 나며 뭘 보고 올것인가. 그리고 난 올 여름에 신랑 몰래 태국과 캄보디아를 다녀왔다(아직도 모른다)그리고 지금은 16일 부터 비행기표값이 성수기 적용으로 장난이 아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둘이서 일주일에 250~300은 잡아야 할것 같았다. 미쳤나! 300을 들여서 고작 태국을 몇일 보고 온다는것이...300이며 내 태국에서 6개월은 살겠다. 그리고 백두산은 지금이 겨울이라 올라갈 수가 없었다.

결국에 남는 것은 울릉도. 3박4일로 정했다.
둘이서 배낭여행으로 간단하게 다녀오자고 신랑은 자가가 좋아하는 낚시대를 챙기고 난 성인봉 겨울 등산을 꼭 해야 한다고 두꺼운 양말을 챙겼다. 차를 포항까지 가져가서 그곳에 두고 배로 들어가기로 했다. 중간에 언양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포항에 도착하니 9시다. 배가 10시에 있다. 썬플라워호 (49.000원)울릉행을 두장 사고 배에 오른다. 생각보다 배는 커고 사람도 많다. 겨울이라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 말이다. 알고 보니 어제까지 파도로 배가 중단되고 오늘 일주일만에 배가 뜨는 거란다.

배는 출발하고 너른 바다를 바라보는 우리마음은 이제 같이 세상을 살아가며 모든것을 바다같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살자고 두손을 꼭잡았다. 출발한지 1시간쯤 지나자 파도가 치기 시작하는데 중국을 갈때 28시간을 배를 타고 가도, 제주도 갈때 12시간을 타도 끄떡 없었던 난 배멀미를 하기 시작했다. 참다 참다 안되서 화장실로 달려갔더니 벌써 화장실은 가득하다. 여기저기 모두들 바닥에 주저 앉아서 몸을 가누지를 못하고 있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기를 여러차례 아예 화장실 바닥에 나도 주저 앉았다. 다시 자리로 돌아갈 힘이 없었다. 앉았다 다시 화장실로 기어들어가 올리고 또 올리고 정말이지 마지막 똥물까지 다올리고 나중에는 나올것이 없으니 오장육보가 다 올라오는것 같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화장실 바닥에 앉아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는지 어디에서 왔느냐 누구랑 왔느냐 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올리고 모두 똑같은 처지니 부끄럽고 더러울것도 없었다. 어떤 아줌마는 내가 다시 울릉도 오며 성을 간다 하고, 어떤 아줌마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거라고 이고생을 하고 울릉도를 가느냐고 하고 , 어떤 아줌마는 내가 애를 넷을 낳았지만 애 낳는것 보다 배멀미가 더 힘들다고 해서 모두들 그와중에 신나게 웃었다. 꼬박 두시간을 화장실안에서 그러고 있었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자리로 돌아가니 신랑은 하도 내가 안나오서 화장실에 찾아올려고 했는데 화장실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사 들어올 수가 없었다며 등을 두드려준다.

그나마 화장실갈 기력도 안되는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서 봉지에 대고 올리고 있다. 의자를 두고도 모두들 바닥에 엎드려 누워있다. 그래도 신랑은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 잘 참고 있다. 내가 쓰러지며 엎고 가겠지 싶어서 그래도 걱정이 덜한다. 혼자왔으며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둘이가 좋다고 하나보다.

오후1시에 도착할 배는 1시간이나 지체하고 2시에 도착을 했다. 1시간이나 지연된것은 상당히 많이 지체된 것이라고 한다. 다행스럽게 도동 항에 도착할때 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항구에 다다를 때쯤 우리는 인터넷으로 민박을 신청한 곳에 전화를 했더니 항구앞에 마중을 나와 있다고 한다. 울릉도에 발이 내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오징어였다. 바닷가에 쭉 널어 오징어를 말리고 집 옥상이고 가게앞이고 공간만 조금 있으며 모든곳이 오징어 오징어였다.

숙소는 조용한 저동에 구했다. 사람 많고 시끄러운 것은 우리둘다 질색이다. 박팔수아저씨네 <천일민박>(25.000원). 촛대바위가 바로 보이는 조용한 4층 옥상방이었다. 방도 넓고 화장실이며 부엌시설도 잘 되어 있었다. 도착 하자말자 둘다 방에서 뻗어서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고 배가 고파서 일어난 신랑이 밥먹으러가자고 날 깨운다.

7시다. 멀미로 체력을 많이 빼앗겨서 고기를 먹어야 한다 해서 울릉도의 유명한 약소 불고기를 먹으로 갔다. 인터넷서 여기저기 둘러보니 도동에 <또 가보자>식당이 맛나다고 해서 도동으로 넘아갔다. 1인분이 12.000원인데 양이 무지 많았다. 신랑은 덩치가 씨름선수인데 2인분으로 둘이서 충분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여행객인걸 알고 식사 내도록 인상 주인 아저씨는 곁에 앉아서 울릉도 이야기며 먹거리 얘기 같은것을 해주셨다. 난 고기를 잘 모르지만 신랑은 고기맛이 좋다고 한다. 그럼 좋은것일 것이다. 좋다는 것은 다 먹고 다니는 사람이니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배도 꺼주고 할겸 도동항구 구경을 갔더니 산오징어를 한 마주머니가 팔고 있었다. 아주 기술적으로 칼질을 잘한다. 신기해서 구경을 하다 우리도 한마리를 샀다. 그리고 마른오징어를 한축샀다. 울릉도 있을때 열심히 턱이 빠지도록 먹어보자며 말이다. 아직 속이 멀미로 인해 메슥꺼웠다. 귤을 찾았다. 몇해전 티벳을 가는 길에 5000M 넘는 고산을 넘으며 고산병에 걸려 거의 실신으로 정신이 혼미할때 누군가 차안에서 먹는 귤냄새를 맡고 너무 신선해 잠시 정신이 든적이있었다. 귤하나만 먹으며 고산병이 싹 달아날것 같았다. 지금도 비슷한 심정으로 귤을 샀다.


울릉도의 밤은 참 조용하다. 인적도 드물고 불빛도 드물다.
오로지 바다만이 오징어잡이배로 조용히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숙소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는 참 아름답다. 칡흙같은 바다에 현란한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이 저렇게 잘 어울이는구나! 그렇게 우리의 울릉도 첫날은 지난다. 오징어회에 한잔의 술을 기울이며 말이다.

 

* 둘째 날

8시에 눈을 떴다.
신랑이 아침을 지었다. 우리는 배낭에 쌀이며 반찬을 챙겨왔다. 아침은 미역국이다. 어제 먹다 남은 오징어회를 넣었더니 국물이 더 담백하다. 오전 10시에 죽도가는 배가 있다고 해서 죽도를 가기 위해 부산하게 챙겨서 숙소를 나왔다.
저동항구에는 어제 밤새 잡은 오징어들이 정말이지 가득하다. 한쪽에서는 아줌마들 수십명이 오징어 배를 가르고, 한쪽은 씻고, 한쪽은 오징어를 고챙이에 끼우고 다들 바쁜 손놀림이었다. 정말 오징어가 징하게 많기도 많다.

도동항으로 가는 택시에서 기사아저씨가 섬 일주 안할거냐고 싸게 해준다고 한 바퀴 돌라고 한다. 그러면서 울릉도 지도를 펴고 설명을 잘해 주신다. 나중에 생각 있으며 하겠다고 명함을 받았다. 도동 항구에 갔더니 직원들이 안전교육을 가서 죽도가는 배가 며칠간 결항이라고 한다. 우리가 돌아오는것을 본 택시 기사아저씨가 도동 등대까지 산책을 가라고 권한다. 참 좋다며 말이다. 그래서 도동 등대까지 해안길을 타고 산책을 갔다. 길이 아름답다고 하더니 정말이지 기암들도 멋지고 바닷물 색깔이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색은 여행다니면서 처음 본다. 말그대로 청록색이다. 투명하면서 짙은 청록색의 바다가 깊이와 깨끗함을 말해주었다. 게다가 조금 걷자니 눈이 온다. 청록색의 바다에 내리는 하얀눈이라 아름다운 영화의 한장면이다. 우리는 둘다 좋아서 고함을 마구마구 질러댔다. 도동 등대까지는 조금 멀었다. 약간의 산길도 가야 했다. 중간에 보초를 서고 있는 국군총각을 보고 인사를 했다. 그냥 웃는다. 얼마나 심심하고 쓸쓸할까. 바다를 보며 저 청춘은 무엇을 생각할까?

등대에서는 바다가 더 가까이 보였고 등대 왼쪽으로는 우리가 머무는 저동도 잘 보인다. 높지 않은 산등성이가 깍깍머리 중학생 머리같이 나무들이 서 있고 등성을 따라 하얀눈이 덮여 있었다. 참 아름답다. 참 아름답다. 우리는 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도 찍고 비디오도 찍고... 등대에서 일하는 아저씨한테 인사도 드렸다.


독도 박물관에 갔다.(1.200원) 중간에 도동 약수터에 들렀는데 설탕만 타며 사이다라고 하더니 맛이 없었다. 쇠맛이 너무 많이 나서 (그 맛에 먹는다고 하지만)우리는 입만 대고 말았다. 독도 박물관은 아래에 작은 전시관(섬 사람들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향토 박물관 같은 것이다.)과 본관이 있는데 본관은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와 자연생태에 관한것들 그리고 요즘 말 많은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강조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많이 아쉬운 것은 박물관이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다. 입장료는 어디에다 쓰는 것인지 전시물이나 내용 게시물들을 종이에 적어 유리테이프로 붙여둔것들이 많았고 그나마도 너들거리며 떨어진것들이 많았다.

우리 아름다운 섬을 알리는것인데 조금더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케이블카(4.500원)를 타고 울릉도가 잘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로 갔다. 저 멀리 서쪽 통구미도 보이고 도동항도 아주 멋지게 내려다 보였다. 멀리 손톱만한 배들이 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가는 모습은 여유로와 보였다. 멀리 독도가 있는곳이라고 화살표가 있는데 날씨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사실 독도는 보이지 않았다. 멀이 도동항에 배가 들어왔다. 항구는 복작거리고 차로 사람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20분 늦었구나.

안젤라 분식에 가서 <홍합칼국수(4.000원)와 따개비 칼국수(4.000원)>를 먹었다. 그곳에서 우리가 묵고 있는 민박집 아저씨를 만났다. 포항에 다녀오는데 멀미로 칼국수 국물을 먹으로 왔다며 구경 많이 했냐고 묻는다. 칼국수는 맛있었다. 시장 하기도 하고 말이다. 죽도를 못가게 된 관계로 오후는 자유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가 낚시대를 챙겨서 촛대바위가 있는 방파제로 갔다. 방파제 바깥쪽은 파도가 너무 쎄서 낚시를 할 수가 없었고, 안쪽은 물이 너무 더러워서 낚시하기가 그렇지만 그냥 안쪽에서 하기로 했다. 신랑은 낚시를 하고 나는 사진을 찍으로 다녔다.

방파제 가운데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나있고 각각 끝에 배들의 길을 확인 해주는 등대가 서 있었다. 그리고 하얀갈매기가 방파제를 똥과 함께 가득 뒤덮고 있었다. 사람이 가면 양옆으로 하얗게 날아오르는 갈매기가 장관이었고, 오후에 출항하는 배를 따라 가는 갈매기 무리도 장관이었다. 3시간만에 한마리의 고기를 잡고 어둑어둑할 무렵 우리는 숙소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항구에서 나이드신 아저씨가 낚시를 하고 있기에 무었을 잡았나 보러 갔다가 신랑은 다시 그곳에서 낚시대를 드리웠다.

방파제 안쪽 항구는 오징어의 먹묵로 인하여 시꺼먼 색이었다. 그리고 내장과 배의 기름이나 쓰레기등이 바다속에서 썩어서 냄새가 고약했다. 한눈에도 오염된것으로 보였다. 일 이년 살고 그만 둘 곳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지금 당장 편안한것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다 저렇게 썩은 물이 내입으로 돌아오는건데 말이다. 환경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가지고 보존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울릉도 사람들이 오래도록 잘살수있는길이 환경 보존인데 말이다. 울릉도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지구인들이 말이다.

아저씨왈 오징어 내장을 끼워서 하면 잘 잡힌다고 해서 쉽게 보이는 오징어 내장을 바늘에 끼워 바다에 넣었더니 넣은지 3분도 안되서 고기가 올라왔다. 고등어 비슷하게 생긴 정갱이라고 하는 고기라고 한다. 통통한 놈이 팔딱거리는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신이난 신랑은 계속 낚시대를 던졌다. 고기는 거의 2~3분 간격으로 한마리씩 올라왔다. 우리는 9마리를 잡고서 숙소로 갔다. 신랑은 신이나서 내일도 올거라며 가자 마자 고기의 배를 가르고 깨끗하게 씻어서 빨래줄에 말린다. 집에 가져가서 냉장고 넣어두고 먹을 거라고 한다.


저녁에는 아침에 남은 밥에 라면을 끓여서 먹고 통닭이 먹고 싶다는 신랑과 함께 통닭을 사러갔더니 닭집에 호프도 같이 하고 있다. 손님이 의외로 많아서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탈렌트 성현아 닮은 여자 주인이 팝콘을 주며 기다리라고 한다. 그사이 신랑은 호프 500을 한잔 비웠다. 그래도 이곳은 젊은 사람들이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 가게에 들러서 반찬거리와 맥주를 두병사서 돌아왔다.
오늘밤도 여전히 울릉도의 바다는 바쁘다.

 

* 세쨋 날

울릉도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성인봉 등산을 하기로 한 날. 괜실히 기대가 된다. 아침 일찍 든든하게 밥을 해 먹었다. 오늘은 내가 식사당번. 어묵을 넣고 맛있는 김치찌개가 아침 매뉴. 신랑을 깨워 든든하게 식사를 마치고 커피도 한잔 한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어 와 있다.


8:30분
울릉도 일주를 시작한다.
맨 먼저 거북바위로 갔다. 사자바위로 가는 길에 울릉도에 딱 두개 밖에 없는 신호등이 있는 동굴을 지났다. 터널은 도로가 하나라 터널 밖에서 신호등이 파란색이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재미 있다. 남근바위도 보고 사자바위(전혀 사자 같지 않았음)를 지나 꼬불꼴불 산길을 오른다.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적기(바람개비처럼 생김)도 보인다. 이국적이다. 어디서나 망망대해 동해(조선해)가 보인다. 하늘색이며 물색이며 참 예쁘고 산이나 바위들도 화강암으로 매우 특색이 있다.

태하리에서 들러 <성하신당>이라고 울릉도를 드나드는 모든 배들이 고사를 지내는 곳이다. 도동과 저동의 반대편에 있는 태하리나 현포리, 천부 같은 곳은 참 조용하다. 굽이 굽이 서쪽고개를 도니 멀리 코끼리 바위(공암)가 보인다. 정말 코끼리가 코를 물속에 담그고 있는 모양이다. 그 뒤로 코끼리 똥이라고 불리는 동그란 큰 바위가 참 재미있다.

죽암에서는 마을과 뚝 떨어져 있다고 이름 붙여진 딴바위가 보이고, 곧 멋진 삼선암이 보인다. 세명의 선녀가 내려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돌로 되었다고 한다. 너무 높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그리고 섬목(여기까지만 도로가 있다 이제 도로가 없어 다시 돌아가야 한다.)에 가기전에 있는 여근 바위가 참 재미있는데 여근바위 가운데로 도로 가 나 있어서 여기를 걸어서 지나가며 아들을 낳는다고 기사 아저씨가 여근바위 앞에서 차를 세워준다.

우리는 재미있다고 한참을 웃었으며 다정하게 손을 잡고 여근바위 아래를 지나갔다. 떡 뚜거비 같은 아들 낳게 해달라며 말이다. 마지막으로 큰 관음도를 바라보고 더 이상 도로가 없는 섬목 앞 에서 다시 차를 돌렸다. 이리하여 섬일주는 끝이나고 마지막 남은 성인봉 등산을 위해 나리분지로 향한다.

울릉도에 오직 하나뿐인 분지 평평한 땅 <나리분지>. 가는 길이 얼마나 가파르고 꼬불꼬불한지 왠만한 운전 실력으로는 오를 엄두를 내지 못하겠다. 나리 분지는 울릉도 유일의 분지(산으로 둘러싸였는데 요세같다.)화산이 폭발한 분화구에 흙이 쌓여 평지가 되었고 현재 이곳에는 11가구가 살고 있다. 나리분지는 널판지로 만든 울릉도 특유의 너와집과 짚으로 만든 투막집이 있다. 기사 아저씨는우리를 산 아래에 내려주고 돌아가셨다.

여기서 부터 우리는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성인봉(985M)까지 올라야 한다. 돌아가는 길은 반대쪽 도동으로 해서 약 4시간 정도의 등산 시작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둘 밖에는. 점점 위로 오를수록 눈이 길을 덮어 등산로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험준한 계곡을 부지런히 오른다. 약수터에서 고드름하나 떼어 먹고 가는데 아무래도 길이 이상하다. 아무런 표지판도 보이지 않는다. 눈때문에 길을 잃은 모양이다.

멀리 하늘과 산이 맞닿은 산등성이만을 바라보고 특공 훈련하듯이 길이 아닌길을 두손과 두발로 기어서간다. 뒤를 돌아보니 내려가는 길이 더 험하다. 어떻게 이길을 멍청하게도 올라왔을까. 자칫 발을 잘못디디며 다치기 십상이고 누구 하나라도 다친다며 이추위에 꽁꽁 언 땅에서... 아! 이러다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점점 불안해진다. 그래도 뒤에서 신랑이 내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으로 받쳐준다. 참 든든 하구나. 신랑이라도 이상황에서 있었으니 망정이지. 나무가지를 잡고 바닥에 눈을 헤집고 기어서 산등성에 오르니 좋은길이 있다. 밧줄로 길표시까지 해둔... 등상로에서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한 어저씨를 만나니 마음이 노인다. 조금만 가며 정상이라니 힘을 내어야 겠다. 조금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도 먼지...

다리는 자꾸 무거우 지는데 산은 미끄럽고, 하늘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든다. 낮은 대나무 밭을 400M 정도 지나니 성인봉이 보인다. 사방이 바다다. 어느것이 바다인지 하늘인지 분간이 어렵다. 바다위 점점들이 배가 보이고 저멀리 저동 부두가 보인다. 우리는 둘이서 (야호)하고 고함을 지른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빨리 하산길에 나선다. 어제까지 내린눈이 꽁꽁 얼고 그 위에 오늘 내린눈이 싸여 길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서 내려가는길을 더 더디다.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미끄럼을 타듯이 아주 천천히 내려간다. 날도 춥고 시간도 가고 갈 길은 먼데 게다가 왼쪽길이낭뜨러지라 아차 실수하며 큰 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는 서로 잡아주고 일부러 즐거운 이야기도 나누며 내려간다. 어렵게 하산이 끝이 나고 도동 마을이 보인다. 이제 살았구나. 다했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바닥에 주저 앉았다. 너무 힘든 등산이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렇게 미련하고 무식하게 겨울 산행을 만만하게 보았다니. 우린둘다. 체육과 출신들이고 여행이나 등산 등에는 누군보다 자신이 있었기에 성인봉 겨우 895M 라는 생각에 너무나 우습게 본 것이다.

가볍게 다녀 올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산행이었는데 자연을 너무 우습게 본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일이 없었지만 많은 것을 얻은 좋은 산행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같이 살아갈 긴 인생길의 축소판인듯 했다. 같이 살다보며 어렵고 힘들어 돌아가거나 손을 놓고 싶을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약수터에서 마신 시원한 물, 푸른 대나무와 하얀눈의 아름다움, 성인봉에서 내려다본 발 아래 바다, 시원하게 내뱉은 고함 그리고 성취감과 자신감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우리의 인생에 남을 것이다. 지금 처럼 서로가 끌러주고 밀어주고 위하고 챙겨 용기를 복돋워 준다며 말이다. 상대방을 자신이라 생각하고 아끼며 살아가며 이번 산행처럼 우리가 앞으로 같이할 삶도 즐거운 삶이 될것이다.
4시30분 되어 우리는 도동에 도착 했다.


배가 고파 홍합밥을 먹으러 갔다. 울릉도의 특산 음식이라고 한다. 밥에 감자와 당근 같은 야채를 넣고 볶음밥 처럼 볶는다. 거기에 홍합을 넣으며 홍합밥, 따개비를 넣으며 따개비밥이 된다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김을 잘라 얹고 고추장이나 간장으로 비벼 먹으며 된다. 특별한 반찬도 없다. 한그릇에 10000~13000원 정도 하는데 먹어 보니 그만한 값어치(맛은)없는 듯하다.

집으로 돌아가기전 저녁 찬거리를 산다. 호박으로 만든 울릉도 호박 막걸리를 사고 선창가에서 오징어회 한마리를 샀다 여전히 아줌마의 칼솜씨는 장난이 아니다. 여기 부둣가도 천지사방이 오징어다. 정말 울릉도 트위스트 노래처럼 오징어가 많다. 오징어 가격도 정해진게 없어 많이 잡으며 싸고, 적게 잡으며 비싸고 얼마전에는 20마리에 3000원을 해서 잡은 오징어를 바다에 모두 버린적도 있었단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울릉도에 단 두대 있다는 테라칸 택시를 타고 간다. 여기 택시는 지형 때문에 모두 4륜구동이다. 아저씨가 어디를 구경하고 왔느냐고 하길래 성인봉 등산을 다녀왔다고 하니 눈이 많이 와서 위험하지 않았느냐고 한다. 여기 사람들은 울릉도의 날씨나 지형을 잘알기 때문에 낮다고 쉽게 성인봉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처럼 알지도 못하는 외지인들이 우습게 보고 겨울 산행을 하다가 조난 사고를 한해에 서너번씩 당한다고 한다. 아저씨는 위험한 짓을 했다며 그래도 무사히 다녀왔으니 다행이라고 하신다. 그말 들으니 괜히 간이 서늘하다.

성인봉은 다른 산들과 다른것이 등산로 한쪽 길이 낭떠러지를 끼고 나 있어서 발을 조금이라도 잘못 디디며 아래로 구른다. 그래서 조난이 생기지 않나 생각하다. 게다가 겨울이라 땅까지 꽁꽁얼어 눈이 덮혀 길을 찾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등산 덕에 둘다 쓰러져 한잠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벌써 9시다. 마지막날 밤이니그냥 보낼수가 없다. 신랑이 라면을 끓이고 동그랑땡도 부쳐서 오징어회에 호박 막걸리 한잔으로 신혼여행의 마지막날을 저녁 파티를 한다. 호박 막걸리는 색깔이 노란것이 참 예쁘다. 호박의 작은 덩어리가 둥둥 떠 있고 첫맛은 달고 끝맛은 그냥 막거리 보다 독하다. 1.5리터 한병을 둘이서 쉬엄쉬엄 다 마셨다. 이것저것 우리들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다.


오늘 따라 특히나 오징어 잡이 배들이 환하고 많다. 하늘도 참 맑고 별도 더욱 초롱하다.

 


2007/02/28  19363번 읽음  
▲ 이현석 님의 글을 옮깁니다(2002)
▼ 이숙화님의 글을 옮겼습니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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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Text  울릉도 눈꽃축제 에 다녀오신 박현수씨 가족 여행기 박화수   2008/08/01 11536
23 Text  예약하고싶은데요,, 이성구   2008/07/26 8639
22 Text  Re: 예약하고싶은데요,, 관리자   2008/08/02 9153
21 Text  방 없으면 안돼요..!!흑흑 이미래   2008/07/01 6946
20 Text  Re: 방 없으면 안돼요..!!흑흑 관리자   2008/07/17 6798
19 Text  Re: 방 없으면 안돼요..!!흑흑 관리자   2008/07/17 5951
18 Text  7월30+31일 방2개 예약문의 김복주   2008/06/24 5248
17 Text  Re: 7월30+31일 방2개 예약문의 관리자   2008/07/09 5557
16 Text  천일민박사장님건강하세요 이두형   2008/05/19 9023
15 Text  인정이란 무엇인가? 홍종기   2008/05/06 6743
14 Text  잘고른 민박^^ 박선재   2008/05/06 9330
13 SUC40108.JPG (801KB)  중후한 멋쟁이 사장님 영감탱구   2008/04/28 7995
12 SUC40012.JPG (865KB)  울렁울렁 ~울릉도라... 영감탱구   2008/04/28 9883
11 Text  친절하게 안내해주셔 감사드려요 류재호   2007/07/20 12382
10 Text  환상적인 울릉도 여행 백성일   2007/07/10 15509
9 Text  정말 고마웠습니다 장문부   2007/07/08 13853
8 Text  이현주 님의 글입니다.(2001) 관리자   2007/02/28 17020
7 Text  이현석 님의 글을 옮깁니다(2002) 관리자   2007/02/28 16196
6 Text  울릉도에 신혼 여행을 오신 하주님의 글 옮김(2001) 관리자   2007/02/28 19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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